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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피벗' 확신 가득찬 잭슨홀 …"인하폭은 향후 지표에 달려"

윤원섭 기자
입력 : 
2024-08-23 17:49:10
수정 : 
2024-08-23 19:5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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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의 휴양시설 잭슨 레이크 로지.

다만 참가자들은 연준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인하하기에 경제금융 상황이 충분히 무르익었고, 시장도 이를 반영했기 때문에 금리 인하에 따른 달러 약세 전환 등 시장 충격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시장과 통화정책 전파' 세션 발표자인 에릭 스완슨 캘리포니아대(어바인) 교수도 매일경제와 만나 "시장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기 때문에 외환 트레이더들은 이미 금리 인하의 효과를 달러 값에 반영했다"며 "이것은 연준이 실제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달러 값에 충격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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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홀 미팅 현장 르포
9월 美금리인하 기정사실로
"단계적" "체계적" 표현 많아
참석자 다수 베이비 컷 무게
달러 약세 등 충격 우려엔
"이미 가격반영, 영향 미미"
슈미드 총재는 '신중 모드'
"인하 지지할 준비 안됐다"
22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오른쪽 둘째)이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로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 개막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그가 23일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과 관련해 어떤 단서를 제공할지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오른쪽 둘째)이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로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 개막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그가 23일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과 관련해 어떤 단서를 제공할지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2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의 휴양시설 잭슨 레이크 로지. 평소에는 그랜드티턴 국립공원 주변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곳이지만, 이날은 캐주얼 정장 차림의 중년 인사들로 붐볐다.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 미팅)' 첫날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비롯해 글로벌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거물들이 줄줄이 결집했기 때문이다.

이날 잭슨홀 미팅은 전야제 만찬이 유일한 공식 행사였지만 '통화정책 피벗(방향 전환)'이라는 중차대한 결정을 앞두고 오후부터 분위기가 뜨거웠다. 익숙한 얼굴들이 삼삼오오 모여 로비에서 대화를 나눴고, 곳곳에서 'cut'과 'pivoting'이라는 단어가 들릴 만큼 금리 인하론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였다.

주최 측인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뿐만 아니라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재무부 경제정책 차관보를 역임한 캐런 다이넌 하버드대 교수 등 국제기구와 각국 중앙은행, 학계의 거물들이 모였다. 한국에서는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연준의 9월 기준금리 인하는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간주하고 인하폭과 향후 경로, 시장 영향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대체적으로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보다는 베이비컷(0.25%포인트 인하)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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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금융시장과 통화정책 전파' 세션 발표자인 애닐 캐시앱 시카고대 교수는 매일경제와 만나 "물가 하강에 따라 9월 기준금리 인하는 확실하다. 인하폭은 향후 물가와 고용 데이터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역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9월에 인하를 시작해야 한다"면서 "다만 우리는 체계적으로(methodically) 인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커 총재는 인하폭을 결정하려면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급속히 냉각한다면 빅스텝도 가능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참가자들은 연준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인하하기에 경제금융 상황이 충분히 무르익었고, 시장도 이를 반영했기 때문에 금리 인하에 따른 달러 약세 전환 등 시장 충격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시장과 통화정책 전파' 세션 발표자인 에릭 스완슨 캘리포니아대(어바인) 교수도 매일경제와 만나 "시장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기 때문에 외환 트레이더들은 이미 금리 인하의 효과를 달러 값에 반영했다"며 "이것은 연준이 실제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달러 값에 충격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는 견조하며 침체 가능성은 낮다는 게 잭슨홀 미팅 참가자들의 대체적인 진단이었다. 스완슨 교수는 "경기 침체는 상당한 경제적 충격에 의해서 야기되는데, 현재 충격에 가까운 것은 전혀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캐시앱 교수는 "우리가 현재 침체에 있지는 않지만, 침체는 발생하고 나서야 알 수 있다"며 "올해 말 침체가 찾아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일방적인 9월 인하에 대한 경계론도 조심스럽게 나왔다. 슈미드 총재는 아직 인하를 지지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2~3주간 발표될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슈미드 총재가 언급한 데이터는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8월 30일 발표), 8월 고용보고서(9월 6일 발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9월 11일 발표)로 지목된다. 뉴욕 연은 출신 가우티 에거트슨 브라운대 교수는 '2020년대 인플레이션 급등의 교훈' 세션 발표 보고서에서 필립스 곡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기준금리 인하가 인플레이션 재발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커졌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완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4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잭슨홀 미팅에는 파월 의장 외에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 이다 볼덴 바체 노르웨이은행 총재, 호베르투 캄푸스 네투 브라질은행 총재, 필립 레인 유럽중앙은행 통화정책 위원 등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가 집결했다. 이들은 자국 사례를 바탕으로 향후 통화정책 방향 전환에 대해 논의한다.

[잭슨홀(와이오밍주) 윤원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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