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벌인 태평양전쟁 등으로 목숨을 잃은 조선인 유골이 안치된 일본 도쿄도 메구로구 사찰 유텐지(祐天寺)에서 조선인 희생자를 추도하는 행사가 22일 오후 개최됐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참가자 약 40명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고 유골의 조기 반환을 기원했다.
행사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 정부가 선두에 서서 유골이 고국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작년과 상황이 달라진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아오키 에이지 메구로구청장은 제36회를 맞은 추도식에 보낸 메시지에서 “전쟁으로 돌아가신 모든 분의 명복을 진심을 빈다”고 밝혔다.
후생노동성 측도 “유텐지에 정중하게 안치된 유골의 반환을 위해 외무성 등과 협력해 적절하게 대응하고자 한다”는 글을 보냈다.
유텐지 납골당에는 태평양전쟁에 동원됐던 BC급 전범 사형자와 군무원 유골 외에 우키시마마루(浮島丸·이하 우키시마)호 사건 희생자 등 약 700위의 조선인 유골이 임시 안치돼 있다.
사찰에 있던 일부 유골은 1970년대 이후 고국으로 돌아갔으나 2010년 5월 이후 추가 반환이 이뤄지지 않았다.
우키시마호는 1945년 광복 직후 귀국하려는 재일 한국인들을 태우고 부산으로 향한 일본 해군 수송선으로, 그해 8월 24일 교토 마이즈루항에 기항하려다 선체 밑부분에서 폭발이 일어나 침몰했다.
일본은 우키시마호가 해저 기뢰를 건드려 폭침했고 승선자 3천700여명 중 한국인 희생자가 524명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한국인 생환자와 유족은 일본이 고의로 배를 폭파했고 승선자 7천500∼8천명 중 한국인 희생자가 수천 명에 이른다며 일본 정부에 진실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승선자 명부가 우키시마호 침몰로 상실됐다고 주장하다가 최근 일본 언론인의 정보공개 청구에 응해 명부 일부를 공개했다.
다만 명부는 성명, 생년월일, 본적지가 기록된 부분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가려진 채 공개됐다.
행사 관계자는 “유골 반환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정보를) 전면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