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8.8% 폭락한 지난 5일 하나증권 대형 고객들의 자산 약 500억원이 증발됐다. 1인당 평균 6억2500만원대 손실을 입은 셈이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 클럽원WM센터가 판매한 ‘하나자산배분알파 랩어카운트’ 가입자 80여명이 총 500억원대 손실을 입었다.
랩어카운트는 주식·채권·파생상품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투자자 맞춤형으로 운용하는 계좌다. 클럽원WM센터는 하나금융그룹이 지난 2017년 평균 금융자산 30억원 이상인 상대적으로 위험 감내 수준이 높은 수퍼리치들의 자산을 굴리기 위해 만든 VVIP 초고액자산가 전용 점포다.
이 상품은 코스피 옵션 양매도 전략으로 운용되고 있다. 옵션 양매도는 시장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적을 때 콜옵션(살 수 있는 권리)과 풋옵션(팔 수 있는 권리)을 동시에 팔아 생긴 옵션 프리미엄으로 수익을 쌓는 전략이다. 양매도 전략은 주식 가격이 콜·풋옵션 가격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면 안정적 이익을 낼 수 있다. 하지만 예상범위를 이탈할 경우 손실은 무한대로 나는 구조를 갖고 있다.
해당 상품에 가입했다가 지난 5일 원금 손실을 입게 된 투자자들은 하나증권 랩어카운트 운용역들이 리스크 관리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상품과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옵션 양매도는 평상시 꾸준한 수익을 안겨 줄 수 있지만 예상치 못한 증시 변동이 찾아올 땐 대규모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