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점포 활용 도민·관광객 발길 유도
제주도가 아시아 여성 최초이자 우리나라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제주4·3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와 연계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제주시 원도심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 방안 검토에 나섰다.
26일 제주도에 따르면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최근 청사에서 주간 혁신 성장회의를 주재하면서 한강 작가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언급했다. 특히 지난 23일 제주작가회의와 제주문학관이 진행한 ‘한강의 4·3길’ 문학기행을 사례로 제시하면서 정책 연계 방안을 고민해달라는 것이 오 지사의 주문이다.
‘한강의 4·3길’ 문학기행은 제주4·3의 세계화와 제주의 아픔을 문학적으로 승화한 한강 작가의 시선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돼 참가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오 지사는 ‘한강의 4·3길’ 문학기행처럼 이를 원도심 활성화와 연계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지사가 지목한 매개체는 원도심의 빈 점포다. 오 지사는 “원도심의 빈 점포를 ‘사유의 공간’으로 조성하는 등 관련 단체들과 협력해 원도심 활성화와 연계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현재 제주지역의 원도심 상권은 4개 점포 중 1개 점포가 문을 닫을 만큼 쇠락하고 있다. 실제 제주도가 제주시 중앙로·지하상가·칠성로 상점가 등 도내 원도심 상권 693개 점포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27.4%인 190개 점포가 문을 닫은 상태다. 원도심 상권의 인구수와 매출액도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제주도는 쇠퇴하고 있는 원도심의 빈 점포를 한강 작가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와 연계한 공간으로 탈바꿈해 도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끄는 관광 자원이자 상권 활성화의 마중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현재는 아이디어 단계로, 빈 점포를 어떻게 한강 작가의 소설과 연계할지, 어떤 형태의 공간으로 구성할지 등 구체적인 방향은 부서 간 협업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라며 “원도심 상권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 중 하나”라고 말했다. 제주 고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