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가 소각로·수처리 시설에 자동 운전이 가능한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다. 23일 SK에코플랜트는 최근 시범 운영을 끝내고 그러한 방식의 시설 자동 운전에 나선다고 밝혔다.
그간 이 회사의 소각로와 수처리 시설에 적용된 AI는 상황에 맞는 조작 방법을 판단해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방식이었다. 반면 이번에 새로 개발된 건 운전자의 판단이나 개입 없이 AI가 직접 자동 운전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이로써 운영 효율성이 올라갈 전망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수처리 시설은 수질 정화용 미생물이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송풍기로 산소를 공급한다. 24시간 운영되는 특성상 송풍기 강도를 매번 조정하기 어려워 상향 출력하는 만큼 과잉 운영되는 경우가 많았다. 송풍기 가동에 사용되는 전기량은 수처리 시설에서 소비되는 전력의 30~40%를 차지한다.
SK에코플랜트는 하루 최대 7만㎥의 폐수를 처리하는 시설에서 자체 시범 운행을 진행했다. 미생물 반응으로 폐수를 정화하는 생물 반응조와 폐수에 부유 물질을 약품과 반응시켜 제거하는 가압부상조에 해당 AI를 적용해 올해 2월부터 7월까지 자동 운전을 시행했다. 그 결과 AI를 적용하지 않았던 2021년 1월부터 2023년 8월까지의 기간과 비교해 평균 송풍기 에너지 사용량이 37%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폐기물을 태울 때 소각로 내 온도 편차를 줄여 불완전 연소로 유해 물질 발생량이 증가하는 것을 막는 데에도 AI 기술이 활용된다. 센서가 실시간으로 온도와 오염물질 발생량 등을 감지하면 AI가 데이터를 분석해 적정량의 폐기물을 투입하거나 송풍량을 조절한다.
기존에 폐기물 투입 여부를 안내하던 AI는 이번 고도화로 운전자가 폐기물을 소각로 호퍼 위에 가져다 두기만 해도 스스로 판단해 폐기물을 투입한다. 소각 효율을 높이기 위한 송풍량 조절도 알아서 조작한다. 현재 SK에코플랜트 아래 자회사 소각시설 1곳에 AI를 적용했고 연내 추가로 더 적용할 예정이다.
이세호 SK에코플랜트 플랫폼사업 담당 임원은 “자동차만큼 우리 삶의 필수 재화인 소각·수처리 시설 역시 시대에 맞춰 기술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며 “환경시설들이 기존 이미지를 벗어나 선호시설로 인식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고도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