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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집중 막고 4개 초광역권 만들자”...서울·부산시장 만나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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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하는 도시를 이끄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중앙정부에 집중된 권한을 지방정부로 과감히 이양해 국가적 도약을 꾀해야 한다는 데 23일 뜻을 모았다.

오 시장은 "요체는 중앙에서 지방으로 훈련받은 엘리트 공무원들까지 모든 인적자원을 다 하강시켜서 나눠줘야 한다는 것"이라며 "예산도 역시 완전히 패러다임을 바꿔, 적어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 5대 5로는 분배를 해야 특화된 경제발전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를 지방정부로 이전하거나 공동세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까지 제시하며 "지방과 중앙정부가 세금을 나누어 쓸 수 있도록 체계를 바꿀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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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한국정치학회 하계국제학술대회
저성장·저출산·격차확대 이유로
‘수도권 일극주의’ 꼬집은 朴
吳, 공감하며 중앙권한 이양 강조
“인적자원·예산 패러다임 바꿔야”
이재명 ‘일극체제’에 吳 “역사 거꾸로”
개헌·핵무장 둘러싸고는 시각차 보여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한국을 대표하는 도시를 이끄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중앙정부에 집중된 권한을 지방정부로 과감히 이양해 국가적 도약을 꾀해야 한다는 데 23일 뜻을 모았다. 오 시장과 박 시장은 또 한국 정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각각 ‘원내정당화’와 ‘개헌’ 등을 타개 방안으로 내놓았다.

두 사람은 이날 오전 부산 동서대 센텀캠퍼스에서 진행된 한국정치학회 하계국제학술대회에 참석했다. ‘한국 미래 지도자의 길’이란 제목으로 열린 이번 대담은 ▲지방자치단체 정치·경제 ▲국가정치체제 개혁 이슈 ▲국제정치 핵무장 이슈 등 3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먼저 발표대에 오른 박 시장은 한국이 압축성장을 이뤄내도록 했던 ‘발전국가론’이 수명이 다했다고 강조하며 한국이 직면한 위기를 잠재적 저성장, 저출산, 격차확대 등으로 진단했다. 그는 “이 세 가지 문제의 고리에 ‘수도권 일극주의’가 자리하고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거점 도시들을 육성하는 전략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새로운 국가경영 모델로 ‘함께 나아간다’는 뜻을 담은 ‘공진(共進) 국가’를 제시했다. 경쟁을 통해 서로의 진화를 촉진시키는 공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2014년 출간한 ‘한국사회 무엇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책을 통해서도 공진국가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박 시장은 “시대사적 대전환 속에서 이제 기존의 국가경영 방식으로는 지속가능한 한국을 담보할 수 없다”며 발전국가에서 공진국가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오 시장도 박 시장의 ‘수도권 일극주의’에 대한 문제 의식에 공감을 표하며 전국을 4개의 초광역권으로 재편하고 각 권역에 중앙정부 권한을 대폭 이양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획기적으로 발상을 전환하지 않으면 지방이 고사하는건 물론이고 한국이 다음 단계로 발전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며 “한국을 4개 권역으로 나눠 경쟁 상태에 돌입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향후 10년 안에 1인당 국내총생산(GDP) 10만달러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싱가포르, 아일랜드 등의 성장 사례를 참고해 효율적 미래 비전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특히 그는 행정 체계를 완전히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요체는 중앙에서 지방으로 훈련받은 엘리트 공무원들까지 모든 인적자원을 다 하강시켜서 나눠줘야 한다는 것”이라며 “예산도 역시 완전히 패러다임을 바꿔, 적어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 5대 5로는 분배를 해야 특화된 경제발전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를 지방정부로 이전하거나 공동세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까지 제시하며 “지방과 중앙정부가 세금을 나누어 쓸 수 있도록 체계를 바꿀 수도 있다. 개헌까지 필요없고 법만 바꾸면 되기 때문에 여야 합의만 있으면 된다”고 했다.

두 시장은 중앙정치 상황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오 시장은 소위 ‘오세훈법’이라고 불리는 정치개혁 3법을 만들던 당시를 회상하며 “당시에는 당 대표를 총재라 불렀다. 한 명에 의해서 모든 게 좌지우지되는 일극화된, 사유화된 정당이 과연 민주정당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할 것이냐는 회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하는 국회를 만들려면 도대체 원외에서 왜 중앙당 대표가 필요하냐. 국회는 충실하게 법 만들면 되는 것 아니겠냐”며 원내 정당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그는 ‘지구당 부활’을 논의하려는 이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해 “역사를 거스르는 것이다. 퇴행적인 합의가 될 것”이라 목소리를 높였다. 박 시장도 맹자의 ‘사단(四端)’을 언급하며 “우리 정치는 지금 부끄러운 일을 하고도 부끄럽다고 얘기하는 자가 없다. 객관적 합리성에 기초해서 사실 여부를 가리면 될 일도 편 가르기 위해 프레임을 거는 정치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정치 9단’이 아니라 정치에 사단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오 시장과 박 시장은 정치체제 개헌을 둘러싸고는 시각차를 보였다. 조화순 한국정치학회장의 사회로 이어진 대담에서 박 시장은 “한국 정치에서 협치 과소와 정쟁 과잉의 이유를 꼽으라면 5년 단임 대통령제에서 대통령이 되는 것에 모두 걸기를 하는 정치 환경”이라며 “개헌을 해야 한다. 대통령 선거와 총선이 마주치는 해인 2023년부터 실행할 수 있는 개헌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오 시장은 “과도한 갈등의 원인은 먹거리에 있다”며 “권력구조가 중요한 게 아니라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으로 내려보내는 변화가 중심적인 내용이 돼야 한다”고 했다.

북핵에 대비한 전략에 있어서도 두 시장은 견해를 달리했다. 오 시장은 “핵 개발을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것과 못하는 건 다르다”며 “앞으로 핵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우리 정부의 핵심적인 책무가 될 것”이라 말했다. 박 시장은 “우리의 핵 잠재력은 높여갈 필요가 있다”면서도 “국가 정책을 하는 입장에서 (자체 핵무장론을)제기할 때에는 굉장히 신중해야 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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