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조 공탁금 놓고 은행경쟁 후끈
대구·부산지역 법원 공탁금 사업에서 KB국민은행이 신한은행에 판정승을 거뒀다. 28일 법원행정처가 발표한 공탁물 보관자 지정공고에 따르면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과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은 각각 공탁물 보관자로 KB국민은행을 지정했다.
공탁금은 소송을 벌이는 사람들이 배상금이나 합의금이 나올 것에 대비해 법원에 미리 맡기는 돈으로 법원은 이 돈을 은행에 보관한다. 금융권에서는 예금 금리보다 싼 이자를 주면서 대규모 자금을 유치할 수 있어 공탁금이 ‘알짜 사업’으로 통한다. KB국민은행은 신한은행과 대구·부산지역 법원 공탁금을 놓고 물밑 경쟁을 벌였는데, 이번에 판정승을 거둔 것이다.
최근 은행연합회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을 비롯한 10개 은행의 공탁금 평균잔액은 지난해 기준으로 11조4869억원에 달한다.
공탁금 선두주자는 단연 신한은행이다. 7조4369억원을 쥐고 있어 10대 은행이 보관 중인 전체 공탁금의 64.7%를 차지했다. 이어 KB국민은행 1조1018억원(9.6%), NH농협은행이 1조504억원(9.1%)으로 상당한 격차를 두고 추격 중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6월 후발주자로 뛰어든 이후 인천과 수원지법 공탁금을 차지하면서 영역 개척에 나섰다. 10대 보관은행이 법원 공탁금을 통해 최근 5년간 벌어들인 운용 수익은 1조1861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