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벼 품종개발업체 ‘골든퀸3호’ 수상
정부 주도해온 벼 품종 개발서 민간 쾌거
수향미·향미나라·백세미 등 브랜드 판매
야생벼와 토종벼 교배...은은한 팝콘 향
민간 종자업체에서 개발한 쌀 품종이 대한민국우수품종상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받아 화제가 되고 있다.
식량작물인 쌀은 농촌진흥청과 농업기술원 등 정부와 지자체가 품종 개발과 보급을 도맡아오던 분야로 민간에서 개발한 쌀 품종이 대통령상을 받은 것은 이례적이다. 주인공은 시드피아에서 개발한 골든퀸3호로 ‘수향미’나 ‘향미나라’ 같은 브랜드로 판매되는 쌀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제20회 대한민국우수품종상 대통령상에 벼 신품종인 ‘골든퀸3호’를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시상식은 이날 전북 김제에서 개최되는 국제종자박람회 개막식에서 송미령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시드피아는 상금 5000만원을 받았다.
골든퀸3호는 밥을 지을 때 누릉지 같은 포근한 향과 은은한 팝콘 향을 품은 향미(香米) 계열의 프리미엄 쌀이다. 식감은 부드러우면서 멥쌀과 찹쌀의 중간 정도로 평가된다. 특유의 밥맛에 힘입어 현재 경기도 지역에서 기존 고시히까리나 추청 등 외래 품종을 대체해 재배가 늘어나고 있다. 화성 지역에서는 벼 재배 면적의 절반 가량을 골든퀸3호가 차지하고 있다.
이 품종을 개발한 시드피아 조유현 대표는 일본에서 벼 육종 연구를 마치고 돌아와 26년째 벼 육종에 매달리고 있다. 그가 개발한 대표 쌀 품종이 바로 진상과 함께 이번에 대통령상을 받은 골든퀸이다. 골든퀸은 히말라야 야생 벼와 국내 토종벼를 교배해 만든 품종이다.
향과 맛이 좋다보니 시장에서 인기가 높아 추청과 같은 다른 벼 품종에 비해 수매가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더구나 품종에 대한 로열티를 농가가 아닌 유통업체가 부담하도록 구조를 설계해 농민들이 부담없이 좋은 품종을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조 대표는 “K푸드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프리미엄 쌀에 대한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새로운 풍미의 밥을 맛보고 농가들은 좋은 가격으로 더 많은 소득을 올리는 윈윈 구조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시드피아가 거둔 로열티 수입은 또 다른 신품종 개발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농업계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이날 시상식에서 국무총리상은 농우바이오에서 개발한 배추 품종 ‘겨울왕국’과 고추 ‘엔더블유골든’이 받았다. 겨울왕국은 월동 조생배추의 시장점유율 66%를 기록하고 있고, 중남미 맞춤형 단고추인 엔더블유골드는 도미니카공화국 고추시장에서 35%를 점유하는 등 수출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국모총리상의 상금은 각 3000만원이다.
이밖에 충남농업기술원이 개발한 인삼 품종인 ‘금선’과 딸기 ‘킹스베리’를 비롯해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포인세티아 ‘플레임’, 충북농업기술원의 포도 ‘충랑’, 농우바이오의 토마토 ‘더하드’가 농식품부 장관상으로 선정돼 각각 상금 1000만원(공무원 직무육성품종은 500만원)을 받았다.
국립종자원은 이번 대회에서 채소와 과수, 화훼, 수출 등 6개 분야에 출품된 총 40개 품종을 대상으로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시장성, 기술 개선, 품질 완성도, 종자 수출 가능성 등을 평가 후 종자산업 발전 기여도와 육종 난이도, 소비자 기호도 등을 종합 심사해 최종적으로 수상작을 선정했다. 백운활 국립종자원장 직무대리는 “이번에 수상한 품종에 대해서는 국제 박람회 전시 등 홍보를 통해 수출이 활성화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