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최근 매달 9만원을 내는 상해·재해 보험 해지를 고민하고 있다. 현재까지 1000만원 가량을 납부했지만, 실비까지 더하면 매달 20만원을 내다 보니 부담이 돼서다. A씨는 일부 보험을 해지하거나 조금 더 저렴한 상품에 가입할지 고민하고 있다.
올해 고물가와 가계부채 등으로 생명보험의 효력을 상실하거나 가입자가 해약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생명보험사의 효력상실 및 해약 누적건수는 지난 5월 273만5900건으로 지난 4월 222만3970건보다 51만1930건이 늘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만여건이 상승한 수치다.
지난해 1~10월 생명보험사들이 지급한 해약 환급금과 효력상실 환급금도 역대 최대인 38조4357원을 기록했다. 해약 환급금은 고객이 자의로 보험을 해약했을 때, 지급되는 돈을 말한다. 효력상실 환급금은 고객이 보험료를 내지 않아 계약 종료로 환급되는 돈이다.
해약 환급금은 2020년 약 34조6000억원이였지만, 2021년 34조7834억원, 2022년 36조7608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일각에서는 해약이 이어지는 원인으로 일반 가정에서 고정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는 의견이 나온다. 코로나19 시기에 해약이 증가했는데, 비교적 보험료가 높은 종신·건강보장성 보험의 해지가 늘었기 때문이다. 통상 직장인이 종신보험에 가입했을 때 매달 30~40만원을 납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보험연구원은 ‘최근 보험계약 해지의 특성’ 보고서를 내고 보험계약 해지 증가의 원인으로 목돈이 필요한 유형이 많았다고 분석했다. 해지 환급금이 급증하는 원인은 주로 60대 이상의 소비자가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보험연구원은 이에 대한 해답도 내놨다. 보험사가 계약 유형별로 차별화된 유지·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상품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보험업계는 신규 가입자 수에 비하면 해약은 평상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보험 상품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서 다시 가입자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보험 관계자는 “보험 해약 건수는 매년 있었고 올해 특별히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며 “코로나19 당시 물가 상승 등으로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엔 다시 가입자가 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