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기후변화 경고
한은은 19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이상기후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상기후가 산업생산을 떨어뜨리고 물가는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한은은 "2023년 8~12월 중 이상기후 충격이 인플레이션에 약 10% 기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식료품 및 과실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은은 2001~2023년 한국의 이상기후지수(CRI)와 산업생산, 소비자물가 상승률 간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CRI는 이상고온, 이상저온, 강수량, 가뭄, 해수면 높이 등 5가지 요인을 바탕으로 산출됐다. 이 중 이상고온과 해수면 높이는 시간에 따라 우상향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상기후가 농어업·건설업 부진 부추겨
시간이 지날수록 지역별 편차가 확대되는 경향도 나타났다. 강원과 제주는 전국 CRI 수준을 큰 폭으로 웃돌았는데 강원은 이상고온, 제주는 해수면 높이가 전국에 비해 비중이 높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식료품과 과일, 채소 등 기후 영향을 크게 받는 품목이 물가 상승률을 올리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수입을 통한 대체 효과를 배제하면 이상기후에 따른 인플레이션 추가 상승폭은 0.08%포인트까지 확대됐다.
이상기후는 국내 생산과 성장에도 직격탄이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상기후 충격이 발생하면 약 12개월 뒤 산업생산 증가율이 0.6%포인트 떨어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충격 발생 후 약 3개월 만에 0.03%포인트 올랐다. 실제 이상기후는 농림어업과 건설업 성장률에 악영향을 미쳤다. 농림어업 성장률은 전년 동월에 비해 최대 1.1%포인트 떨어졌고, 건설업 성장률은 최대 0.4%포인트 하락했다.
기후변화가 물가, 생산 등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지만 정부는 뾰족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당장 내년 예산에도 반영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약자복지를 비롯한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는 정부 건전재정 기조의 영향을 받아서다.
[이희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