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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한국 축제 여는 BBC 프롬스 “클래식 초보에게도 문 활짝”

정주원 기자
입력 : 
2024-10-28 15:49:13
수정 : 
2024-10-28 17:3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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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여름 음악 축제인 영국 BBC 프롬스가 올 겨울 서울에 상륙한다.

개최 지역의 특성을 반영해 여는 '국제 프롬스 축제'의 일환으로, 2016년 멜버른, 2017년 두바이, 2019년과 2022년 도쿄 등을 거쳐 올해 서울에서는 처음 열린다.

12월 2~8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의 BBC 프롬스 코리아를 앞두고 서면 인터뷰로 만난 데이비드 피카드 BBC 프롬스 예술감독은 "'최고의 클래식 음악을 가능한 한 많은 대중에게 제공하고 싶다'는 창립자 헨리 우드의 모토를 서울에서도 실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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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음악축제, 12월 韓롯데홀서 개최
클래식·재즈·뮤지컬·현대음악 아울러
1만5천원 티켓으로 클래식 대중화
“최고의 음악을 되도록 많은 이에게”

신동훈 작곡 ‘밤의 귀의’ 亞초연하고
여성 작곡가 기용 등 다양성 반영도
올해 프롬스 데뷔 임윤찬 “독보적”
세계적 음악 축제인 영국 BBC 프롬스의 데이비드 피카드 예술감독. 사진제공=BBC·ⓒChris Christodoulou
세계적 음악 축제인 영국 BBC 프롬스의 데이비드 피카드 예술감독. 사진제공=BBC·ⓒChris Christodoulou

세계적 여름 음악 축제인 영국 BBC 프롬스가 올 겨울 서울에 상륙한다. 개최 지역의 특성을 반영해 여는 ‘국제 프롬스 축제’의 일환으로, 2016년 멜버른, 2017년 두바이, 2019년과 2022년 도쿄 등을 거쳐 올해 서울에서는 처음 열린다.

12월 2~8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의 BBC 프롬스 코리아를 앞두고 서면 인터뷰로 만난 데이비드 피카드 BBC 프롬스 예술감독은 “‘최고의 클래식 음악을 가능한 한 많은 대중에게 제공하고 싶다’는 창립자 헨리 우드의 모토를 서울에서도 실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BBC 프롬스는 1895년 시작돼 오랜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클래식 입문자에게도 진입장벽이 낮은 대중적인 축제다. 영국 방송사 BBC의 수신료 일부를 지원 받아 모든 공연에 8파운드(한화 약 1만4400원)의 스탠딩 좌석을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올해 한국에서도 일반 티켓과 별도로 1만5000원의 ‘프롬스석’을 판매한다.

피카드 감독은 “프롬스는 많은 사람들에게 처음으로 클래식 콘서트를 경험하게 하는 장소”라며 “자유로우면서도 독특한 분위기가 많은 수의 젊은 관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자부했다. 그는 이런 맥락에서 보통의 클래식 공연에서 금기시되는 ‘악장 간 박수’에도 너그러운 입장이다. “악장 사이에 박수가 나온다는 건 콘서트에 처음 온 사람이 있다는 신호일 때가 많죠. 그들은 전통을 잘 모르지만, 나는 그들이 다시 오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요. 어쨌거나 모차르트조차 그런 박수를 좋아했거든요.”

그는 이번 ‘BBC 프롬스 코리아’에 대해 “한국 관객들이 축제에 주인 의식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했다. 축제 주요 프로그램 중 BBC 스코틀랜드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우리나라 첼리스트 한재민, 바리톤 김태한 등과 협연한다. 또 KBS교향악단과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첼리스트 최하영이 여성 지휘자 소피 데르보와 브람스 협주곡을 연주하는 순간도 있다. 피카드 감독은 “한국 관객들이 영국에서 8주 동안 열리는 축제의 찰나를 맛보시길 바란다”며 “짤막한 순간이지만 축제의 모든 주요 요소가 포함돼있다”고 말했다.

첫날 공연에선 우리나라 작곡가 신동훈의 첼로 협주곡 ‘밤의 귀의’도 아시아 초연할 예정이다. 신동훈의 스승이자 세계적 현대음악가인 진은숙의 ‘수비토 콘 포르차’도 들을 수 있다. 피카드 감독은 “프롬스는 창립 초기부터 현대 음악을 중요한 요소로 삼아왔다”며 “특히 신동훈은 영국에서 매우 존경받는 작곡가라 오랫동안 그의 음악을 프롬스에서 선보일 기회를 엿봤고, 이번 페스티벌이 완벽한 기회”라고 덧붙였다.

여성 지휘자·작곡가와의 협업을 중시하는 철학도 밝혔다. 올 여름 프롬스 위촉 작품 중 3분의 2가 여성 작곡가이기도 했다. 피카드 감독은 “우리가 관객과 연주자를 다양화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아무 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때로는 목표를 설정하는 방식(할당제 등)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구성을 페스티벌에 선보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과거 여성 작곡가의 오케스트라 음악이 매우 적었던 것은 안타까운 일이고, 미래를 위해선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피카드 감독은 아시아 음악가들의 활약에 대해서도 극찬했다. 특히 지난 여름 프롬스 데뷔 무대를 가진 피아니스트 임윤찬에 대해 “가끔 정말로 독보적인 음악가가 등장하는데, 임윤찬은 그런 연주자 중 하나”라며 “매우 어린 나이임에도 프롬스에서 놀라운 성숙함을 보여줬다. 앞으로 그에게 흥미진진한 경력이 펼쳐질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피카드 감독은 이번 내한 이후 10년 간 이어온 프롬스 예술 감독으로서의 경력에 마침표를 찍는다. 그는 “1986년 내 예술계 첫 직장이었던 로열 오페라단과 서울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내 경력의 시작점으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소회를 밝혔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선 “우선은 조금 휴식을 취하고 싶다”며 “무슨 일을 할지는 열린 마음으로 생각해 보려고 한다. 이제는 내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며 무언가를 돌려줄 때일지도 모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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