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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22대1 경쟁 뚫고 … 꿈의 무대 서는 청춘들

김형주 기자
입력 : 
2024-08-22 17:14:01
수정 : 
2024-08-23 17:2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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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개의 장면을 하나의 콘셉트로 꿸 연출가를 누군가 맡았으면 좋겠습니다."

명동예술극장의 어셔로 일하던 중 청년교육단원으로 선발된 윤희지 배우(25)는 "근무 중에 명동예술극장 공연을 보며 동경하는 마음을 가졌는데 청년교육단원 사업으로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며 "평소 팬으로서 존경하던 황혜란 배우와 이대웅·홍성연 연출가에게 연극인으로서 갖춰야 할 훈련 방식과 마음가짐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 생활을 하다 뒤늦게 연극에 뛰어든 안연제 배우(33)에게도 청년교육단원 사업은 꿈을 펼치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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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청년교육단원 사업
청년 배우 40명 선발해
전문교육·멘토링·활동비 제공
연말 명동예술극장서 공연
국립극단 청년교육단원으로 활동하는 청년 연극인들이 동화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의 일부를 하나의 장면으로 표현한 모습. 김호영 기자
국립극단 청년교육단원으로 활동하는 청년 연극인들이 동화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의 일부를 하나의 장면으로 표현한 모습. 김호영 기자
"60개의 장면을 하나의 콘셉트로 꿸 연출가를 누군가 맡았으면 좋겠습니다."

"관객을 섬처럼 무대의 한가운데에 두고, 객석을 둘러싼 배우들이 차례로 장면을 선보이는 건 어떨까요?"

서울 대학로 연습실에서 국립극단 청년교육단원들이 원형으로 둘러앉아 브레인스토밍에 나섰다. 동화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을 60개의 짤막한 장면으로 잘라 연기하기 위해서다. 앞선 활동에서 이 작품을 60개의 순간으로 구성해 사진으로 남겼던 배우들은 각 순간을 실제로 무대화하기 위한 작업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평소 시를 쓰는 김윤정 배우(25)는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을 무대화하기 전 그 내용을 60개의 문장으로 표현했고, 학부에서 무용을 전공한 손지미 배우(32)는 각 장면에서 쓰일 안무를 감독했다.

리더십이 있고 작품 분석력이 뛰어난 강장군(26), 김혜령(27) 배우는 단원들의 추천을 받아 60개 장면을 연출하는 역할을 맡았다.

국립극단 청년교육단원 사업을 총괄하는 이대웅 연출가는 "각기 다른 환경을 살아온 젊은 배우들에게 인식의 폭을 넓히고 함께 연극의 기본기를 재감각하는 방향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경쟁을 시키거나 부담을 주지 않아 수업의 분위기가 좋고, 단원들의 열정이 커 이제 4개월이 지났지만 연극을 보는 시선이 많이 깊어졌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차세대 예술 인재를 키우는 국립 예술단체 청년교육단원에 발탁돼 배우 꿈에 다가가고 있다. 청년교육단원 사업은 청년 예술가들에게 국립 예술단체의 전문 교육과 멘토링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무대 참여 기회를 준다. 월 130만~150만원의 활동 지원금을 지급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역할도 한다.

청년교육단원 사업을 진행하는 7개 국립 예술단체 중 22.5대1의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국립극단은 40명의 청년교육단원을 뽑은 뒤 20명씩 2개 조로 나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연극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연출가와 배우들이 상상력·표현력 훈련, 화술, 잘못된 습관을 교정하는 알렉산더 테크닉 등 체계적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예술가의 길을 걷는 청년들에게 청년교육단원 사업은 꿈을 펼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국립극장이 섭외한 전문가에게 교육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연말에는 연극인들이 선망하는 서울 명동예술극장 무대에서 연기를 펼칠 기회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명동예술극장은 국립극단의 유일한 전용 극장이다.

명동예술극장의 어셔로 일하던 중 청년교육단원으로 선발된 윤희지 배우(25)는 "근무 중에 명동예술극장 공연을 보며 동경하는 마음을 가졌는데 청년교육단원 사업으로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며 "평소 팬으로서 존경하던 황혜란 배우와 이대웅·홍성연 연출가에게 연극인으로서 갖춰야 할 훈련 방식과 마음가짐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 생활을 하다 뒤늦게 연극에 뛰어든 안연제 배우(33)에게도 청년교육단원 사업은 꿈을 펼치는 기회다. 유치원 교사와 회사원으로 일하던 안 배우는 직장인 연극 동아리를 하다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그는 "단순히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 위한 연습이 아닌 연극인으로서 역량을 기르는 심도 있는 교육을 받고 있다"며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하지 못해서 전문 교육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청년교육단원 활동을 하면서 그 목마름을 충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청년 예술인들에게 청년교육단원사업이 제공하는 활동 지원금은 예술 활동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게 돕는 단비다. 2019년부터 연극 무대에 선 베튤 배우(33)는 "수입이 있는 상황에서 또래 연극인들과 함께 교육을 받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라며 "교육 수요 조사를 하고 단원들이 원하는 특강을 해주는 등 세심한 교육을 제공해주는 국립극단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청년교육단원 40명 전원은 올해 국립극단 라인업과 별개로 연말에 명동예술극장에서 발표 공연을 올릴 예정이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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