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선 부사장, 한화갤러리아 지분 17% 공개매수
매수가격 1600원, 할증률 34%
성공땐 金지분율 19%로 '쑥'
작년 상장 후 올해 적자전환
미래비전TF 만들어 쇄신 박차
한화 후계구도 더욱 명확해져
매수가격 1600원, 할증률 34%
성공땐 金지분율 19%로 '쑥'
작년 상장 후 올해 적자전환
미래비전TF 만들어 쇄신 박차
한화 후계구도 더욱 명확해져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올해 2분기 4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3월 코스피에 데뷔했다. 상장 후 전년 동기와 온전히 비교할 수 있는 첫 분기 실적에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매출 또한 1270억원에서 1263억원으로 소폭 감소하는 등 수익성뿐 아니라 외형마저 위축되는 모습이다.
유통업계는 갤러리아백화점이 경쟁업체들에서 고급 백화점 이미지를 많이 잠식당하며 본업 경쟁력이 흔들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의 올 상반기 백화점 시장 점유율은 6.5%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0.3%포인트 줄어들었다. 점유율이 2021년 8.1%에서 꾸준히 빠지는 추세다. 주가는 상장 초기 2000원을 넘나들다가 최근 1300원대를 맴돌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부사장이 한화갤러리아 본연의 강점을 살리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김 부사장은 그간 파이브가이즈를 론칭하는 등 한화갤러리아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데 자원을 투입해왔고 소기의 성과도 거뒀다는 평가다. 그러나 파이브가이즈는 회사 전체 실적에 미치는 비중이 크지 않은 편이다. 상반기 기준으로 한화갤러리아 매출 중 90% 이상이 백화점에서 나온다. 이에 김 부사장은 올해 들어서만 수십 차례 자사주를 매입하며 책임경영을 향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어 이번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지분율은 2%에서 19%대로 올라간다. 최근에는 그룹 내 유통 부문 청사진을 그리기 위한 조직도 새로 꾸렸다. 이달 1일 조직을 개편하고 미래비전TFT(태스크포스팀)를 신설한 것이다.
김 부사장 직함도 전략본부장에서 미래비전총괄로 바뀌었다. 단순히 신사업을 검토하는 수준을 넘어 한화갤러리아의 청사진을 그리는 직책을 맡겠다는 것이다. 한화갤러리아는 전략본부 아래 F&B신사업추진실도 신설했다. 이 같은 행보는 백화점 본업 경쟁력을 되찾는 작업과 동시에 '제2의 파이브가이즈' 발굴을 꾸준히 추진하겠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이번 공개매수에는 주주환원 의도도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개매수 가격인 주당 1600원은 할증률을 약 34%(한 달 평균 주가 대비) 적용한 수치다. 보통 20%대 할증률을 적용하는 것을 감안하면 소액주주의 주식에 후한 값을 쳐주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이후 한화갤러리아에 투자한 주주들은 이번 공개매수에 응하면 최대 60%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 김 부사장은 공개매수 자금 544억원을 개인 자금과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의 관심은 공개매수 성공 여부에 쏠린다. 올해 4월 현대홈쇼핑은 30%대 할증률을 제시하며 공개매수에 성공했다. 당시 공개매수 지분(25%) 대비 1.8배 많은 소액주주가 공개매수에 응했다. 한화갤러리아 소액주주는 올해 6월 말 기준 58.27%다. 김 부사장이 공개매수하려는 지분(17.5%)보다 3.4배 많다.
이번 김 부사장의 한화갤러리아 공개매수에 따라 한화그룹의 후계 구도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방산·에너지 부문을 맡고,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김 부사장이 각각 금융 부문, 유통·레저 사업을 담당하는 구조가 한층 선명해진 것이다. 한화그룹의 에너지 계열사이자 김동관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한화솔루션에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민수 부문을 제외하고 오롯이 항공·우주와 방위 사업에 집중하는 구도가 만들어진 것이다.
[박창영 기자 / 나현준 기자 / 최현재 기자]